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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5-03-1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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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노출 구글상단노출 지식인자동답변 누가 보아도 '밤에 출근하는' 남자인, '부모가 없어 보이는' 강재는(심지어 이 말을 창숙이 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그렇게 다시 제자리로 온다.그러나 그들은 죽음의 공간이었던 '저수지'가 매개가 되어 재회를 앞두고 있고. 그렇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이들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만남은 매번 우리들의 마음을 해일처럼 울렁이게 만든다.아무것도 될 수 없었던"정아란은 나쁜 짓 안 해서 좋고, 그 여자는 약점 안 잡혀서 좋고, 정우는 뭐... 돈 받았었으니까 좋았겠고, 나는 더 이상 안 시달려도 돼서 좋고, 너는...,"그렇게 그들은 서로, 각자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간다.종훈에게 제 마음을 들켜버린 강재는, 그의 말대로 부정을 지우기 위해 그녀와 유일하게 연결되었던 톡 메시지를 하나하나 지운다.그러나 강재의 엄마인 미선은 아들의 밥상에 올려줄 음식을 매번 준비하지 못한다. 그것은 그들 사이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쌓아야 했던 무엇인가가 부재했다는 뜻일 게다. 그렇게 강재는 가장 기본적인 관계조차 부재한 인간이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 그래서 오로지 부정의 슬픔만 부여잡고(문자만 부여잡고) 저 홀로 그녀의 슬픔을 나눠갖던 강재는, 엄마가 보내준 삼십만 원의 입금 문자를 받고서 엄마를 찾아간다. 아들이 온다는 소식에, 엄마는 그 밤 중에 청소도 하고 밥도 한다. 그러나 그 밥과 함께 올려질 반찬은 준비하지 못한다.그리고 왜, 정우의 일이 그렇게 궁금했는지.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강재(류준열)가 가진 슬픔의 실체를 따라가다 보면 부정(전도연)이 가진 슬픔의 원인이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녀가 말한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의미는 '상실'이지만, 강재가 말하고 있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의미는 '부재'이기 때문이다.(부재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잘 모르겠다.)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어그래서 나는 그의 슬픔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슬프다.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 그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아무것도 될 수 없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폭풍같은 그 마음 속을, 드라마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인간의 삶에서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고팠던 간절함은 메시지 삭제 버튼으로 인해 너무도 간결하게 흔적도 없이 지워질 때 격한 슬픔을 느끼게 되고.부정과의 톡 메시지를 지우며 그녀와 마주쳤던 얼마 안되는 빈약한 순간들을 하나하나 곱씹는 장면은 그 별것 아니었던 '아무것도 아닌' 순간들이 그의 삶에서 얼마나 소중했던 찰나였는지를 드라마는 꼼꼼히 복기시킨다.나는 강재 스스로도 자신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먹어도 배고픈 이유가 무엇인지,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심장에서 왜 자꾸만 시냇물이 흘러내리는 건지.그것은 9회에서 아주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9회에서 강재를 제외한 드라마의 거의 모든 인간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힘들어 한다. 그러다가도, 그렇게나 아픔을 주었던 상대에게 다시 위로받는다. 이것은 그들 모두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있다'는 의미이다.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조차 그녀로 채워지는 것이다.JTBC 드라마 <인간실격> 10회그 누구에게도 아무 것도 되지 못한 강재의 슬픔은, 대낮에도 형광등을 켜야만 하는 '일조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엄마의 집을 찾아갔을 때 극대화된다.이제 강재에겐, 그녀에 관한 것은 핸드폰에조차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그러던 그에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공허가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여자가 나타났다. 하는 말은 달라도, 결국 같은 말이었음을 알게 해주는 여자. '심장에서 시냇물이 흐르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여자.어린 시절, 엄마가 옆에 있어도 엄마에게 가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던 강재는 마침내 허공이 아닌 부정이라는 존재에게로 시선을 맞춘다. 그녀에게 '무엇이 되고 싶다'.그래서 미선(강지은)은 자기 아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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